완도군, 해조류 블루카본 ‘바다 연금’ 신호탄…미래형 탄소 시장 주도

[중앙통신뉴스]전남 완도군(군수 신우철)이 해조류를 활용한 ‘블루카본’ 탄소거래 기반의 ‘바다 연금’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기구 IPCC가 해조류를 공식 탄소흡수원으로 인정함에 따라, 완도군의 발빠른 대응이 지역 경제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최근 페루 리마에서 열린 IPCC 제63차 총회에서는 해조류가 신규 탄소흡수원으로 산정되는 지침이 합의됐다. 이어 2027년 발표될 예정인 ‘이산화탄소 제거/탄소 포집·활용 및 저장 방법론 보고서’ 개요도 승인되면서, 해조류의 블루카본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블루카본은 해양·연안 생태계가 저장하는 탄소를 일컫는다.
실제로 해조류가 공식 탄소흡수원으로 지정되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 2050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완도군 등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완도군은 김, 미역, 다시마, 톳 등 전국 해조류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주산지로서 오랜 노하우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과거 미국 항공우주청이 인공위성으로 완도의 해조류 양식장을 비추며, 청정해역과 친환경 양식 시스템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미국 에너지부, 세계은행, 세계자연기금 등 다양한 국제기관과 전문가들이 완도에서 해조류를 매개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완도군은 미국을 직접 방문해 유관 기관과 해조류 블루카본의 인증·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또 한국수산자원공단과 ‘블루 크레딧 시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는 어업인이 양식·관리로 확보한 탄소흡수량을 크레딧으로 전환해 소득으로 돌려주는 제도, 이른바 ‘바다 연금’의 시초다.
민간기업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효성그룹, 한국전력공사 등 민간 기업과 함께 블루카본으로 인정받은 잘피(Sea grass)를 보전·확대하기 위해 바다 숲을 조성 중이며, 잘피 서식지를 전국 대비 60%까지 늘릴 예정이다.
군은 향후 해조류 블루카본 정책 추진에 관한 전략도 세웠다. 해조류 블루카본 전담 TF팀, 탄소 흡수 벨트 협의회 등을 구성해 중앙부처, 지방 정부, 국내외 연구기관, 전문가와 정책·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2026년 Pre-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2028년 완도국제해조류산업박람회 개최 등 국제 포럼을 통해 글로벌 공감대 확산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단지 내 유휴 해역을 해조류 양식장으로 특화해 수산업과 신재생에너지의 공존 모델도 모색한다. 앞으로 완도군은 해조류 종자센터, 인증·거래 시스템 구축 등 블루카본 경제 생태계 조성의 선두주자가 될 전망이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IPCC에서 해조류를 신규 탄소흡수원으로 산정하는 지침에 합의하는 것은 해조류의 가치를 국제사회가 인정한 결과이다”면서 “국내 최대 해조류 생산지인 우리 군이 해조류 블루카본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전문가 그룹과 협력하여 관련 정책을 다각적으로 펼쳐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군민 기본 소득과 연계하여 완도형 바다 연금 제도화를 실현하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