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평생 치아관리, 평생 건강의 시작

[글 : 국민건강보험공단 광주동부지사장 문정욱] '오복(五福) 가운데 하나가 건강한 치아'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치아를 단순히 음식을 씹기 위한 기관으로만 여겼지만, 최근에는 치아가 전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치아 건강은 영양상태는 물론 심혈관질환, 당뇨병, 폐렴, 치매 발생 위험과도 관련이 있다. 건강한 치아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곧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첫걸음인 셈이다.
이토록 중요한 치아관리에 대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제대로 알고 있을까.
필자는 오랫동안 치아관리 '3·3·3 법칙(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을 실천한 덕분인지 충치는 없지만 치아가 많이 마모되어 주기적으로 치과 치료를 받는다. 치아마모는 강한 칫솔질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식후에는 치아 법랑질이 일시적으로 약해지므로 법랑질이 단단해지는 20~40분정도 지난 후에 양치하는 것이 치아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치과계에서는 양치 횟수보다 얼마나 올바르게 닦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잠들기 전 한 번이라도 치아와 잇몸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닦는 습관이 건강한 치아를 오래 유지하는 비결이다.
건강한 치아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각종 질환 예방과 의료비 절감, 건강수명 연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생애주기별 구강건강관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어린 시절은 평생 구강 건강의 기초를 만드는 시기다. 유치 관리를 소홀히 하면 영구치 배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충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정기적인 치과검진과 올바른 칫솔질 습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단은 생후 18~29개월, 30~41개월, 42~53개월, 54~65개월의 네 차례 영유아 구강검진을 실시해 문진, 구강검사와 함께 부모가 아이를 위해 실천해야 할 구강보건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기에는 학업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구강관리가 소홀해지기 쉽다. 치아교정이나 사랑니 관리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부터 잇몸질환 예방에 관심을 갖고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 사용을 생활화하는 것이 평생 치아 건강을 좌우한다.
성인이 되면 치아 건강은 전신 건강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된다. 치주질환은 단순한 입속 질환이 아니라 혈관을 통해 전신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뇌졸중 위험 증가와도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치석 제거와 잇몸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은 만 19세 이상 가입자에게 연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스케일링을 지원하고 있다. 본인부담금 약 1만5천 원 수준으로 치석 제거와 잇몸질환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스케일링 과정에서 자각증상이 없던 초기 충치를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년기에 들어서면 치아 상실이 급격히 증가한다. 치아가 부족하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영양 불균형이 생기고, 단백질과 채소, 과일 섭취가 줄어 전신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
최근에는 치아 상실이 많은 노인일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음식을 씹는 행위는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인지기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치아를 잃으면 저작 기능이 감소하면서 뇌 자극도 줄어들고 영양결핍과 사회활동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틀니와 임플란트 급여를 지원하고 있다. 무치악 환자의 완전틀니와 부분틀니, 그리고 임플란트 2개까지 본인부담금 30% 수준으로 지원받을 수 있어 노후의 저작 기능 회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는 건강을 이야기할 때 혈압과 혈당, 체중 관리부터 떠올리지만 사실 건강의 시작은 입속에 있다. 치아는 단순한 저작기관이 아니라 영양 섭취의 출발점이며 전신 건강과 뇌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기관이다. 치아를 잃는 것은 건강한 삶의 일부를 잃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2.74세이지만 건강수명은 69.89세에 머물러 있다. 12년 이상을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셈이다.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치아 건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민건강보험이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구강건강관리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정기적인 치과검진과 스케일링, 올바른 칫솔질을 생활화한다면 건강한 치아는 물론 건강한 노후와 건강수명 연장이라는 소중한 선물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