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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엉터리 수능 분석 자료, 공신력 추락 자초
사회

전남교육청 엉터리 수능 분석 자료, 공신력 추락 자초

박종하 기자
입력
2025.06.18 08:50
▲전남교육청 수능 성적 발표 논란 토론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남지부
▲전남교육청 수능 성적 발표 논란 토론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남지부

[중앙통신뉴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김대중)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에 대해 “하위권 줄고 상위권 늘었다”고 발표한 가운데, 통계 왜곡과 성과 과장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수요일 오후 2시, 전라남도의회에서 열린 ‘수능 성적으로 보는 전남교육 토론회’에서는 전남교육청의 수능 성적 분석이 공식 통계와 어떻게 다른지, 그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 토론회는 박형대 전남도의원과 전남교육연구소, 전교조 전남지부가 공동 주최하였으며, 패널로는 박정윤 코리아인사이트 대표, 김남철 전남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이행숙 남악고 진로진학부장, 박형대 도의원이 참여했다.

 

주요 쟁점 중 하나는 통계 수치 왜곡이다. 전남교육청은 2021학년도 대비 2025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하위등급(7~9등급) 비율이 14.5%에서 7.6%로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수학 또한 8.7%에서 3.4%로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1학년도 국어 하위등급 비율은 실제 7.1%였으며, 2025학년도는 7.6%로 오히려 증가했다. 수학의 경우도 2021학년도 하위등급 비율은 7.7%였으나, 교육청 발표에서는 이를 8.7%로 부풀려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하위권이 늘었음에도 감소한 것처럼 발표한 것이 명백한 통계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비교 기준 오류도 지적되었다. 2022학년도부터 수능 체제가 전면 개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남교육청은 개편 이전인 2021학년도와의 단순 비교를 통해 성과를 강조했다. 동일 체제 내에서 비교할 경우, 전남 수학 하위권 비율은 2022년 26.5%에서 2025년 29.1%로 증가했으며, 국어는 30.5%에서 35.4%로 증가했다. 이는 전남교육청의 비교 방식이 통계적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남교육청은 국어 성적 향상을 2023년 시작된 ‘독서인문교육’ 정책의 효과로 연결했으나, 2025학년도 수능 응시생은 해당 정책의 실질적 영향을 받기 이전에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정책 효과를 실제 적용 대상이 아닌 집단에 연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으며, 성과 부풀리기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전남교육청은 전국 평균과의 표준점수 격차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상위·하위등급 비율만 강조해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능 점수를 통한 학력 홍보를 하면서도 동시에 “서열 중심의 발표는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율배반적 태도는 행정의 일관성과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관의 통계자료 공표는 신중하고 정확해야 한다며, 전남교육청의 수능 성적 자료 조작과 정책 효과 왜곡은 도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기만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전남교육청의 진솔한 해명과 올바른 학력관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전라남도교육청은 지난 6월 9일 발표한 ‘2025학년도 수능 분석 결과’ 자료와 관련하여, 수능 표준점수 석차 상승 분석 중 일부 수치 입력상의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내용을 정정한다고 18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해당 보도자료에서 2021학년도와 2025학년도 수능 성적을 비교하며 전남 학생들의 학력 수준 향상을 설명한 바 있으나, 분석 과정에서 국어 교과 등 일부 영역의 등급 분포 수치가 잘못 입력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었다고 인정했다.

 

교육청은 국어 교과의 하위 등급(7~9등급) 비율 해석 과정에서 전국 대비 수치가 잘못 반영된 오류가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교육 성과 해석은 결과적으로 성급한 판단이었다고 겸허히 인정했다.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기초학력 향상, 독서·인문 중심 수업 등의 정책 효과는 분명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방향이나, 이번 수능 결과에 대한 해석으로 일반화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등급 분포만으로 수능 성적의 상대적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시도 간 석차 변화를 추가로 제시하며 이번 정정 과정에서 전남 교육에 대한 학생 학부모님의 신뢰도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객관적 자료 제공이 불가피했음을 양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상적으로 분석되는 국어, 수학의 시도별 표준점수 평균 석차는 2021학년도에 17위에서 2022학년도 14위로 상승하였음을 알려드렸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전라남도교육청의 통계 발표가 단순한 수치의 나열이 아닌, 교육 정책의 신뢰성과 직결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교육청의 발표가 신뢰를 잃게 된다면, 이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큰 실망을 안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보다 신중하고 정확한 통계 발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박종하 기자
ikbc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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