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마라난타 기념관, 15년째 멈춘 공사... 책임은 누구에게?

[중앙통신뉴스] 전라남도 영광군이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에 조성 중인 '마라난타존자 기념관'이 15년 동안 표류하면서 총 30억 3300만 원의 사업비가 허비되고 있다.
이 기념관은 2008년 사업 착수 후 2009년부터 중단된 상태로, 보조사업자인 불갑사와 시공사 간 정산 문제가 장기 표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까지 약 20억 원이 집행되었으며, 남은 10억 원 중 일부가 추가 공사비로 소진될 가능성이 높아 지역민과 관광객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지역 인터넷 언론사에 따르면 영광군의 '마라난타 기념관' 조성 사업은 문화관광 명소 육성이라는 애초 계획이 사실상 좌초되었고, 공사 중단과 갈등으로 인해 지역의 흉물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특히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로 알려진 이 부지는 현재 녹슨 철재 구조물과 석재만 남아 있을 뿐, 심각한 백화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사실상 폐허와 다름없는 상태다. 한때 '영광 9경' 중 하나로 여겨졌던 이 유적지는 이제 "지역 망신거리"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열린 영광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군 문화관광과는 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책을 받았다.
이날 의원들은 "보조사업자와 시공사 모두 명확한 책임이 있음에도 군은 15년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해당 종교단체의 보조사업 자격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영광군은 오는 10월 재공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이미 작년에도 제시된 계획으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더는 방치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강한 개선 의지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