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교육청 서·논술형평가 계획 수정… 전교조 “교사 평가권 보장해야”

[중앙통신뉴스│정책뉴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서·논술형평가 100% 전면 시행 계획을 변경해 2027년까지 준비기간을 운영하고 2028년부터 본격 시행하기로 하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가 환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교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평가 자율권 보장과 업무 경감 등 후속 대책을 요구했다.
전교조 광주·전남지부는 13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교육청의 서·논술형평가 시행 일정 변경을 교사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교육청이 이날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2027년까지를 서·논술형평가 ‘실행준비기간’으로 운영하고, 희망 학교를 중심으로 선도학교를 운영한 뒤 2028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이는 당초 2027학년도에 서·논술형평가를 100% 일괄 시행하려던 계획을 조정한 것이다.
전교조는 교육청이 전면 시행 방침을 발표한 이후 현장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성명서 발표와 1인 시위아 교육청 간담회 등을 통해 정책 재검토를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전교조가 광주·전남 교사 1,6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7.0%가 정책 추진 절차를 부적절하다고 평가했고, 83.1%는 서·논술형평가 100% 전면 시행에 반대했다.전교조는 이번 일정 변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교육청의 정책 결정 절차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이 공청회 6회와 간담회 5회를 거쳐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절차가 100% 전면 시행 방침을 발표한 이후 진행됐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정책을 먼저 확정한 뒤 학교 현장을 설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계획 수립 단계부터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현장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특히 교육청이 제시한 현장영향평가 제도를 서·논술형평가 확대 정책에 우선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선도학교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교육청이 선도학교를 일괄 지정하지 않고 학교와 교사가 학년·교과·평가 비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권이 선도학교 운영기간에만 적용돼서는 안 되며2028년 본격 시행 이후에도 모든 학교에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도학교 운영 결과 역시 투명하게 공개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시행 시기와 적용 방식 등을 수정하거나 철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논술형평가 확대에 필요한 수업 여건과 교사 업무 부담 개선도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전교조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운영하려면 충분한 학습시간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재 학교에서는 진도와 정기고사, 행정업무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육청이 약속한 수업 시수 완화와 업무 경감 대책을 선도학교뿐 아니라 전체 학교에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평가 결과를 둘러싼 민원 대응체계 마련도 촉구했다. 서·논술형평가는 교사의 판단이 평가에 반영되는 만큼 채점 기준과 결과에 대한 민원이 발생할 경우 개별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학교와 교육청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채점 시스템 도입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전교조는 AI가 1차 채점을 담당하더라도 최종 평가와 책임은 교사에게 남는다며 결과 검토와 수정 과정에서 오히려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선도학교가 AI 채점 시스템 개발을 위한 자료 수집에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평가방식 변경이 사교육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전교조는 학교에서 서·논술형평가에 필요한 수업과 학습 지원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 비율만 확대할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이 커지고 교육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027년 준비기간 동안 교사의 평가권 보호, 수업 여건 개선과 행정업무 경감 그리고평가 민원 대응체계 마련 등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교조 광주·전남지부는 서·논술형평가의 교육적 취지에는 공감했다.하지만 일률적인 평가 비율을 강제하는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교육청의 시행 일정 변경으로 당초 2027학년도 100% 일괄 시행 계획은 조정됐지만 2028년 본격 시행에 적용할 평가 비율과 교사 자율권 보장 범위, AI 채점 활용 방식 등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