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입지 검증 ‘0건’… 이개호 의원 해수부 관리 부실 질타

[중앙통신뉴스│정책뉴스]
전국 해상풍력 사업 가운데 해양수산부의 해양공간적합성협의를 거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풍력 사업 부지 89곳이 어업활동보호구역과 겹치는데도 관련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해양공간 관리와 어민 피해 보호 대책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12일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해상풍력 사업에 대한 사전 입지 검증과 어업 피해 보상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해수부의 소극적인 대응을 질타했다.
이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추진되는 해상풍력 사업 중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해양공간적합성협의를 거친 사업은 한 건도 없었다.
해양공간적합성협의는 해양 개발계획 승인이나 지구·구역 지정 과정에서 해당 입지가 해양공간계획에 적합한지를 사전에 확인하는 절차다. 해양 난개발을 방지하고 보전과 개발을 조정하기 위한 제도지만, 현행 발전사업허가는 협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해수부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사업은 해양공간적합성협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협의 실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해양공간 입지 검증이 발전사업허가에 앞서 이뤄져야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해당 절차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어업활동보호구역과 해상풍력 사업 부지가 중복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제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어업활동보호구역 3만 9,239.96㎢ 가운데 2,448.53㎢가 해상풍력 사업 부지와 겹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보호구역 면적의 6.24%에 해당한다. 중복 사업지는 경기·인천·충남·전북·전남·경남·경북·부산·울산·제주 인근 해역에 걸쳐 모두 89곳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해수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식적인 해양공간 용도구역 변경 요청이 접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중복 지역에 대한 법적·행정적 검토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업 피해 보상과 관련한 실태 파악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해상풍력 사업자가 발전사업허가를 근거로 어민들과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일정한 조업 구역에 머물지 않고 이동하며 어업활동을 하는 연·근해 허가어업 어민들이 보상 협의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보상 협상이 개별적이고 비공식적으로 진행되면서 어민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어촌 공동체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그런데도 해수부는 공식 접수된 진정서가 없다는 이유로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동성 어민 피해 실태조사와 관련 제도 개선 검토 실적 역시 각각 0건으로 확인됐다.
해수부가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한 시기도 올해 6월로, 해상풍력 사업 확대에 따른 어업 피해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의원은 해상풍력 발전사업허가를 받았더라도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이전에는 반드시 해양공간적합성협의를 거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동성 어민들이 보상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법적 보상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개호 의원은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사업이라도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전에는 반드시 해양공간계획법에 따른 해양공간적합성협의를 거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허가증만 앞세운 깜깜이 협상으로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는 이동성 어민들의 피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보상 및 지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