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북 산불 진화 헬기 S-64, 부품 부족에 6개월째 멈췄다

안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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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S-64 헬기 2대 부품 없어 200일째 출동 불가”… 국가 재난 대응 위기
서삼석 의원
서삼석 의원

[중앙통신뉴스]경북 산불 당시 핵심 진화 자원인 초대형 헬기 S-64의 운항이 부품 수급 차질로 6개월 넘게 중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국가 재난 대응에 중대한 허점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22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진 경북 산불은 9만 9천여 헥타르의 산림을 태우고 피해액도 6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64 헬기 7대 중 2대가 핵심 부품 부족 탓에 200일 이상 장기간 운항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헬기는 150시간 주기의 정기 정비와 엔진 부품 교체에 필요한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장기 수리가 불가피했다.

 

게다가 또 다른 S-64 한 대에서도 산불 기간 4일 연속 고장이 발생해 매일 정비가 이뤄졌고, 이로 인해 출동에 제약을 받았다. 문제의 S-64 헬기들은 1960년대 제작된 기체에 엔진 등 주요 부품을 교체해 재사용하는 '재제작 헬기'로, 평균 기령이 무려 60년에 달해 노후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산림청 측은 "150시간 점검 및 엔진 부품 대기 때문에 S-64의 운항 제한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품 부족으로 200일 넘는 운항 중단은 단순 정비 이상으로,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욱이 산림청이 앞으로 새로 도입할 예정인 헬기 역시 1960년대 미국산 재제작 기종이라 부품 수급과 운용 안정성 논란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주력 헬기인 KA-32(까모프) 역시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가동률이 눈에 띄게 하락 중이다. 실제로 경북 산불 당시 KA-32 29대 중 21대만 출동이 가능했고, 2025년 8월에는 17대로 줄어드는 등 헬기 가용 대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산림 재난 대응 역량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대형 산불에 대한 국가적 대응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서삼석 의원은 "러시아산 KA-32에 이어 미국산 S-64까지 부품난을 겪으면서 재난 대응 능력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산림청은 새로 도입하는 미국산 헬기 역시 사용 및 안전성 점검을 철저히 하고, 정비 주기 전 필수 부품을 미리 확보하는 대응 체계를 시급히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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