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순천시, 대안 고등교육기관 ‘생태칼리지’ 설립 계획 밝혀
박만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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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마허칼리지는 영국의 대안 고등교육기관으로, 경제학자이자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인 에른스트 슈마허의 철학을 바탕으로 환경, 지속 가능성, 생태철학, 대안경제 등을 다룬다. 졸업 사실만으로 유수의 기관과 정부로부터 능력을 인정받기도 한다.
순천시는 20년 전, 대부분의 지자체가 공장 유치와 먹고사는 문제에만 몰두해 있을 때 생태수도를 기치로 내걸었다. 시민사회와 함께 순천만을 보존하고 흑두루미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철새를 위해 전봇대를 뽑는 등의 생태정책은 당시에는 많은 비판에 직면했지만, 일관된 정책 추진은 시민들의 동의를 얻기에 이르렀다. 또한 두 번에 걸친 정원박람회를 통해 생태가 경제를 견인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시는 내년, 2026년 정식 개교를 목표로 올해 시범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올해 6월부터 6개월간, 20명 내외의 학생에게 학문과 공동체 생활을 결합한 커리큘럼이 제공된다. 4월 말 입학설명회를 시작으로 5월 심사 및 선발이 예정되어 있다.

학문 영역에는 철학과 사회, 과학과 예술, 순례를 아우르는 과정으로 구성되며 공동체 생활 영역은 암묵적인 교육과정으로, 나와 연결된 모든 사물을 고려하는 방법과 수련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더불어, 학생들이 온전히 칼리지 생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료와 연구지원금을 시가 부담할 계획이다.
수업은 프로젝트 기반으로 이루어져 시의 현안과 당면 과제에 대해 해법을 제공한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장소 또한 해룡초등학교 농주분교를 거점으로 순천시 전역을 캠퍼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안고등교육을 민간과 행정이 협력하는 최초의 사례인 만큼 이전과는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2024년 7월에 제정된 순천시 생태문명 실천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와 전담팀 구성은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알려져 있다. 민간의 역량과 상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정의 최소 개입 원칙을 세우고 있고 지역 시민사회 소통과 공무원 내부의 생태역량 강화에도 힘을 쓰고 있다.
100여 명에 달하는 전국의 대안교육기관과 생태문명 관계자를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례를 청취했다. 특히 담당 공무원이 시범사업 현장으로 사무실을 옮겨 주 근무지로 삼는 등 민관의 경계를 허무는 협력에 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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