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기 빛이 된 작은 전등"…기초수급자에서 서구아너스 고액 기부자로

[중앙통신뉴스] 아주 특별한 마음의 부자가 서구아너스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광주광역시 서구(구청장 김이강)는 지난 23일, 삶의 어려운 순간마다 받았던 작은 은혜를 떠올리며 조용히 나눔을 실천해 온 주택관리사 송순희 씨의 '서구아너스' 가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송 씨는 한때 장애와 가난으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야 했던 시절, 수돗물 한 방울도 아끼고 한 끼 식사로 하루를 버티며 힘겨운 시간을 견뎌냈다. 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던 어느 날, 지친 그의 눈을 위해 복지공무원이 선물한 작은 LED전등 하나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 전등이 저의 인생에 빛이 됐어요.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후 저를 안고 울어주셨던 복지공무원의 따뜻한 사랑이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들어냈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한 후 주택관리사로 자립에 성공한 송씨는 어느 날 몸이 불편해 누워만 있는 뇌병변 장애인을 보며 '내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마음에 품었다.
이후 그는 자신이 살던 동네 인근 복지관과 행정복지센터에 매년 컵라면 300박스, 계란 200판, 현금 수백만원을 10년 넘게 기부하며 '소중한 한 끼'를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제는 제가 되갚을 차례예요." 땀 흘려 번 돈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사용하는 송 씨의 나눔은 조용하지만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날 가입식에 함께한 김이강 서구청장은 "송순희 님의 나눔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사람을 향한 진심과 회복의 이야기"라며 "절망에서 희망으로, 다시 나눔으로 이어지는 '마음부자'의 걸음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구아너스는 3천만원 이상을 기부한 고액 후원자 모임으로,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주도해 만든 기부 공동체다. 지금까지 83명의 회원이 총 29억원 이상을 기부하며 '복지사각지대 제로(0), 12달이 행복한 착한도시 서구' 실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