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우치동물원, ‘벵골호랑이’ 새 가족으로
- ‘호광이’ 1일부터 방사장 공개…멸종위기 호랑이 4마리로 늘어

[중앙통신뉴스] 광주시가 국제 멸종위기종인 10살쯤 된 수컷 벵갈호랑이(2015년생 추정)를 구조해 우치동물원에서 돌본다.
광주광역시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 10일 경기도 한 실내동물원에서 수컷 벵갈호랑이 1마리를 구조했다. 이 호랑이는 햇볕이 들지 않는 실내공간과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등 생태적 특성에 맞지 않는 열악한 실내환경에서 지내왔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벵갈호랑이를 구조한 후 우치동물원으로 이송해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검진 결과, 초음파 검사상 담즙 정체 소견이 있어 약물 치료를 진행 중이다. 또 보행장애와 관련해 X-ray 검사를 실시한 결과, 관절의 특이사항은 없었지만 오랜 실내생활로 발바닥에 여러 깊은 상처가 있어 치료를 하고 있다. 회복상태에 따라 외과적 수술도 고려하고 있다. 혈액검사 상 특이사항은 없었지만 좁은 공간에서 생활한 탓에 활동량이 부족해 체중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이번에 구조한 벵갈호랑이가 광주에서 새 삶을 시작하게 된 상징성을 담아 ‘호랑이 호(虎)’, ‘광주 광(光)’을 따서 ‘호광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앞으로 우치동물원에서 ‘호강하길 바란다’는 의미도 담았다.
‘호광이’가 우치동물원의 새 가족이 되면서 우치동물원에는 총 4마리의 호랑이가 생활하게 됐다. 호광이와 또 다른 암수 2마리는 벵갈호랑이이고, 나머지 1마리는 시베리아호랑이다.
한편 우치동물원은 이번 호랑이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의 구조활동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웅담 채취용으로 철창에 사육되던 사육곰을 구조해 자연 흙을 밟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고, 불법 증식 사육곰도 구조해 돌보고 있다. 또 불법 밀수 멸종위기종 붉은꼬리보아뱀을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이관받아 지난 16일부터 보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