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법 병원 ‘돈잔치’ 막을 해법은?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시급

윤산
입력
-수사 11개월→3개월 단축? 건보 특사경 효과 주목
문정욱 광주동부지사장
문정욱 광주동부지사장

[중앙통신뉴스│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은 의사나 약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남의 면허를 빌려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차려 운영하는 불법 기관이다. 의료법과 약사법에서는 면허를 가진 사람만 기관이나 약국을 열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돈벌이에만 몰두하는 불법개설 기관들이 의료의 질과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문정욱 광주동부지사장은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불법 개설 기관들로 인해 국민이 실제로 생명과 건강에 큰 피해를 입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건물의 불법 증축 등이 이어지다 화재 사고로 인명 피해까지 생겼고, 무자격자가 전문의 행세를 하다가 환자에게 평생 장애를 남긴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 지사장은 “불법개설기관으로 인한 부당 이득이 지금까지 약 2조 8천억 원대로 추정되지만, 수사가 오래 걸리면서 재산 은닉과 도피가 이어져 실제로 환수된 비율은 2025년 11월 말 기준 8%대에 머문다”며 “결국 이 부담은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고, 국민이 추가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재정 손실도 상당핟”고 강조했다.

 

현재 불법개설기관 관련 수사는 경찰과 검찰이 맡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마약, 강력범죄 등 수많은 사건을 동시에 다루고 있어 불법 의료기관 수사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실제로 사건 수사에 평균 11개월이 걸리고, 3개월 내에 마무리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알려졌다.

 

문 지사장은 “이에 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와 보건의료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2014년 이후 2천 건 넘는 불법 기관을 적발해 수사기관에 넘겨본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 공단에는 행정조사 권한만 있어 범죄 혐의가 드러나도 강제 수사나 압수·수색 등은 경찰과 검찰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특별사법경찰 권한이 공단에 생기면, 수사 기간이 평균 3개월로 줄고, 초기 단계에서 재산을 동결할 수 있어 부당이득 환수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행정기관인 공단이 수사권까지 갖게 되는 점을 부담스럽게 바라본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이와 관련해 문 지사장은 “공단 특사경이 다룰 수 있는 사건은 불법개설 의료기관과 약국에 한정되고, 일반 의료 행위나 단순 부당청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기존 복지부나 지방자치단체 특사경과도 역할을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정옥 지사장은 “특사경 권한이 생기면 불법 개설 기관을 더 빠르게 퇴출시키고, 나아가 사전 예방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단이 직접 수사에 나서면 불법 개설을 미리 포기하거나 자진 폐업을 택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는 것이다.

 

이처럼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줄이고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의 공단 특사경 도입은 결국 집행력과 환수 성과로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윤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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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특사경#불법의료시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