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물드는 가을밤 축제 ..'보성 국가유산 야행' 24일 개막

[중앙통신뉴스]전남 보성의 가을밤을 밝히는 ‘2025 보성 국가유산 야행’이 오는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보성읍 일원 열선루 등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보성군(군수 김철우)은 이번 야행을 ‘조선의 끝에서 희망을 외치다!’라는 주제로, 보성만의 역사적 이야기에 예술과 체험, 미디어아트 등을 접목해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유산을 한층 더 생생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 행사는 보성만의 특별한 역사와 맞닿아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아직도 전선이 12척 남아 있다”고 외치며, 보성에서 군량미를 모았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오충사에는 보성 출신 장수인 선거이 장군 등 다섯 명의 충신의 위패가 봉안돼 있으며, 보성향교는 일제강점기 항일정신의 불씨가 됐던 ‘제주조난사건’의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야행에서는 총 8개 분야, 16개 프로그램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옛길과 고즈넉한 한옥, 돌담길이 미디어아트 조명으로 수놓아지는 ‘야경’, 역사 인물이 직접 등장해 해설하는 ‘야로’, 이순신과 선거이 장군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야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또, 지역 청년이 참여하는 프리마켓 ‘당근마켓1597’, 전통 향토음식이 어우러진 야식, 보성 차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야숙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주요 체험 이벤트인 ‘군량미를 구하라!’는 임진왜란 때 득량면에서 백성들이 군량미를 모아 수군을 재건했던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참여형 역사콘텐츠다. 참가자는 현장 부스를 돌며 쌀을 모아 조양창에 기부하고 인증서를 받는다. 이는 예로부터 전해지는 십시일반 정신을 현대의 나눔 문화로 이어가기 위한 상징적 프로그램이다.
축제 기간 동안 보성읍 열선루와 오충사, 보성향교, 춘운서옥 방진관 일대는 미디어아트로 수놓아진 빛의 거리로 변한다. 은은하게 밝혀진 한옥과 돌담길은 가을밤과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감성 가득한 시간과 새로운 역사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