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중 질환으로 다제약물 복용 자는 상호 부작용에 주의하자

[글 : 국민건강보험공단 광주동부지사장 문정욱]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암 등 여러 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경우 한곳의 의료기관에서 치료하기보다는 질환별 여러 의료기관에서 각기 다른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게 된다. 여기에 약국에서 구입 한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까지 더해지기도 한다.
문제는 복용하는 약이 많아질수록 중복투약이나 약물 부작용의 위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령자는 나이가 들면서 간과 신장의 약물 대사·배설 기능이 변하고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세심한 약물관리가 필요하다.
만성질환을 1개 이상 진단받고 6개월 동안 60일 이상 상시 복용하는 약이 10개 이상인 65세 이상 다제약물 복용자는 증가추세에 있다. 2021년 108만1천 명에서 2025년 143만8천 명으로 늘었다. 2019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에서도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입원과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렇다면 여러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환자가 여러 병원을 다니더라도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약 조제과정에서 걸러지는 전산시스템을 구축 해야 원초적 해결이 된다. 하지만 현재는 중복 투약에 대해 완전히 걸러지지는 않는 모양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환자 스스로 복용 약 개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먹고 있는 약 전체를 전문가와 함께 점검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다제약물 복용자의 안전한 약물 사용을 돕기 위한 시범사업을 운영 중에 있다. 약사·의사·간호사 등이 대상자의 가정을 방문하거나 의료기관, 약국과 연계하여 복용하고 있는 처방약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를 통해 비슷한 성분이나 효능의 약을 중복해 복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함께 복용할 때 주의가 필요한 약은 없는지, 복용 방법과 시간이 적절한지 등을 확인한다. 필요한 경우 의료진과 정보를 공유해 처방을 검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제약물 관리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사례를 보겠다. 78세 A씨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관절염으로 하루 10개가 넘는 약을 복용 중에 건강에 좋다는 여러 건강기능식품도 함께 먹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기운이 없고 어지럼 증상이 있었지만 나이 때문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통합돌봄 서비스를 받으면서 다제약물 관리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자신이 먹고 있는 약을 약사와 점검하며 중복 가능성과 약물 간 상호작용, 복용시간 등을 살피며, 필요한 내용은 의료진과 공유해 처방을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어르신은 점차 기운을 회복하였으며 약사와 함께 약물간 상호 작용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족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부모님이 여러 병원을 다니고 있다면 단순히 “약 드셨어요?”라고 확인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느 병원에서 어떤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심하게 졸리거나 어지럽고, 넘어지는 일이 잦아지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등의 변화가 있다면 복용 중인 약과 관련성이 없는지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다제약물 관리는 시범사업으로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는 없다. 이용방법은 국민건강보험공단 ARS(1577-1000)나 지역본부를 통해 대상 여부와 해당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확인하여 구체적인 상담과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
고령화는 지속되어 만성질환자도 증가할 것이며,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사람도 더 늘어날 것이다. 어떤 약물을 어떻게 복용해야하는지를 본인이 알면 가장 좋겠지만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다. 따라서 중복·과다 약물 복용으로 인해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약에 대해서는 시스템적으로 의사의 처방, 약사의 조제과정에서 걸러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의료기관 간 의사의 처방으로 조제된 약물들이 완전하게 연계가 되지 않았다면 조속히 시스템을 갖추어 과다·중복 복용으로 부작용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서 약물에 투입된 불필요한 비용도 절감이 되도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