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일반예비비 92%가 행정지원사업에 “의회 심사 우회” 지적

[중앙통신뉴스│정책뉴스]
전라남도교육청이 2025년 일반예비비 대부분을 학교 행정지원 조직을 만드는 데 배정한 사실이 결산 심사에서 확인됐다. 재난이나 돌발 상황이 아닌 사전 준비가 가능한 정책사업에 예비비를 투입하면서 의회의 예산 심사를 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김건안 의원(더불어민주당·북구1)은 9일 교육청 2025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심사에서 전남교육청의 일반예비비 편성·집행 내역을 공개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결산자료에 따르면 전남교육청이 지난해 사용하기로 결정한 일반예비비는 16억7196만7000원이다. 실제 지출액은 15억261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학교행정업무경감 지원체계 구축’ 사업에 내려진 사용 결정액은 15억3616만1000원, 집행액은 13억9530만8000원이다. 전체 예비비 결정액의 91.9%, 지출액의 91.4%를 이 사업이 차지했다.
예비비 투입은 두 차례 이뤄졌다. 교육청은 지난해 6월 19일 10억3876만9000원을 먼저 배정했고, 같은 해 7월 1일부터 지원 업무를 시행했다. 이어 8월 1일 4억9739만2000원을 추가로 결정했다.
지출 항목에는 운영비와 출장 여비 외에도 사무공간 공사비와 장비 구매비가 포함됐다. 건설비와 유형자산 취득비를 합한 금액은 8억916만5000원이다.
김 의원은 학교 행정업무를 줄이겠다는 정책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조직 설치와 사무공간 조성, 장비 구매는 본예산이나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의회의 사전 심사를 받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예비비 가운데 1억3202만7000원이 남은 상태에서 같은 사업에 추가 예산을 배정한 과정도 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남은 금액은 1차 결정액의 12.7%에 이른다.
김 의원은 최초 산정한 사업비가 적절했는지, 남아 있던 예산을 활용하지 않고 추가 예비비를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교육청이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전남교육청은 고등학교와 대학을 연계한 학점인정 학교 밖 교육과정 과목 개발에 일반예비비 7000만원을 배정하고 6500만원을 집행했다.
김 의원은 대학과 사전 협의가 필요하고 과목 개발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업을 긴급재원으로 추진한 근거가 충분한지도 물었다. 추경이나 다음 연도 본예산으로 편성하지 못한 사유와 실제 개설된 과목, 학생 참여 등 사업 성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정책의 필요성이 예비비 사용의 적정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예비비가 조직 개편이나 신규 정책을 서둘러 추진하는 우회 재원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예측하기 어려운 사안인지, 긴급하고 불가피한지를 판단할 내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