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돈이 지역에 머문다…영암군 순환경제 실험 주목

박재형
입력
-지역화폐 월출페이, 순환경제 핵심 엔진으로 고도화 -주거·사회적 금융·기업 상생으로 자립 경제 기반 구축
청년 신혼부부 공공주택 동호 추첨을 하고 있는 우승희 군수  ⓒ영암군
청년 신혼부부 공공주택 동호 추첨을 하고 있는 우승희 군수 ⓒ영암군

[중앙통신뉴스]지방 소멸 위기가 전국 지자체의 공통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전남 영암군이 ‘지역 안에서 돈이 돌게 하는 구조’를 해법으로 내세우며 주목받고 있다. 영암군이 추진 중인 ‘영암형 지역순환경제(영암순환경제)’는 외부 의존을 줄이고, 지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다시 지역에 축적하는 자립형 경제 모델이다.

 

영암군은 이 순환 구조의 중심 엔진으로 지역화폐 ‘월출페이’를 선택했다. 여기에 주거, 사회적 금융, 기업 상생, 계약재배, 공공조달을 핵심 톱니바퀴로 결합해 지역경제 전반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체계를 구축해 왔다. 지난해까지는 제도 설계와 실증 단계였다면, 올해부터는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지역순환경제의 엔진, ‘월출페이’ 고도화

 

영암군의 지역순환경제 정책 가운데 군민 체감도가 가장 높은 분야는 단연 월출페이다. 기존 영암사랑상품권을 기반으로 한 월출페이는 가맹점 간 순환 결제 기능을 도입해, 소비가 다시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소비자가 QR 결제로 받은 매출을 다른 가맹점에서 재사용하면 추가 캐시백을 제공해 지역 내 거래를 촉진했다.

 

월출페이는 기부, 교통비 결제까지 기능을 확장하며 지역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올해부터는 온라인 농특산물 판매장 ‘영암몰’ 결제에도 활용된다. 영암군은 이를 바탕으로 전 군민 기본수당을 월출페이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공 재원이 지역 안에서 지속적으로 순환하도록 설계해 소비 안정성과 승수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는 전략이다.

 

주거 안정으로 경제 토대 강화

영암군은 ‘주거 안정이 곧 지역경제의 출발점’이라는 관점에서 공공주택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청년과 신혼부부 92가구가 공공주택에 입주했고, 절감된 주거비는 소비와 경제활동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공공주택 200호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남풍지구에는 ‘전남형 만원주택’, 교동지구에는 ‘지역활력타운’을 조성한다. 장기적으로는 주거·교육·문화·돌봄을 연계한 생활 인프라를 구축해 생활인구를 정주인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천사펀드, 사회적 금융에서 지역기금으로

 

영암형 사회적 금융인 ‘천사펀드’는 무이자·무담보·무보증 대출로 위기 가구를 지원해 왔다. 지난해에는 1억3,000만 원의 기금을 조성해 35명의 군민에게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영암군은 올해 천사펀드를 ‘지역순환경제기금’으로 확장해 규모를 50억 원까지 키우고, 주거·의료·돌봄은 물론 기업가형 소상공인까지 지원하는 구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월출페이와 연계해 지원금이 다시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강화한다.

 

기업과 지역의 상생, 산업으로 확장

 

영암군은 기업과 지역의 ‘구매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 온라인 영암몰은 지난해 매출 60억 원을 기록하며 급성장했고, 프랜차이즈 기업과의 로코노미 협업으로 농산물 추가 매출도 창출했다. 대불국가산단 기업들의 지역 농산물 공동 구매 역시 상생 모델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영암농식품유통센터’를 중심으로 브랜드 관리와 유통을 체계화하고, 로컬푸드 밀키트 개발과 공급망 정비를 통해 직매장 매출 2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계약재배·공공조달로 순환 완성

 

계약재배 확대는 농가의 판로 불안을 해소하는 동시에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영암군은 전략 품목을 늘리고, 가공·유통·브랜딩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농업 모델을 구축한다. 공공조달 분야에서도 지역 환류 원칙을 고수해 수의계약의 대부분을 지역 업체와 체결했다. 올해는 사회적경제기업과 중소기업의 참여 폭을 넓히고, 광역 공공조달 협력체계를 통해 효율성과 상생을 동시에 추구한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지난 3년여가 영암순환경제의 가능성을 확인한 시기였다면, 올해는 그 결실이 군민의 일상에 체감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평범한 군민의 삶이 나아지는 경제를 현장에서 완성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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