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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기다림 끝에 한국인 권리 찾은 청소년, 감사의 마음 전하다
사회

12년 기다림 끝에 한국인 권리 찾은 청소년, 감사의 마음 전하다

박종하 기자
입력
▲다문화가정 청소년 편지 원본ⓒ영암군
▲다문화가정 청소년 편지 원본ⓒ영암군

[중앙통신뉴스] 지난달 말, 12년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인으로서의 권리를 되찾은 한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영암군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15세 김나영(가명) 학생은 베트남에서 13년을 보내다 3년 전 한국에 입국했으며, 올해 2월 영암군민으로 등록되었다. 

 

그녀가 편지를 쓴 이유는 영암군청 사례관리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 양은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외가인 베트남에서 자랐다. 어머니의 바람으로 2022년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아버지의 건강 문제와 어머니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의무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녀는 편지에서 "당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학교에 다니지도 못했어요. 한국어를 못해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렵고, 학교에 다닐 여건도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당시의 힘든 상황을 고백했다.

 

영암군은 김 양의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그녀를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등록하고, 사례관리사를 가정에 파견해 욕구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긴급생계비 지원, 중학교 입학, 주거비 연계 등 한국인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사회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김 양은 통합사례관리 이후의 변화된 삶을 "이제는 학교에 가고 외출도 하면서 화장품도 사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영암군으로 이사 온 후 학교에 다니고, 집도 마련하고, 생활비도 지원받아 우리 가족은 앞으로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생생하게 전했다.

 

편지 곳곳에 "감사합니다"와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를 반복한 김 양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받은 복지 혜택을 다른 아이들도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녀는 "앞으로 다른 어린 친구들도 학교에 갈 기회를 얻고, 안전하고 사랑이 넘치는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이런 지원 프로그램들이 더 많아지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한 기초지자체의 통합사례관리가 위기의 청소년에게 한국인으로서의 권리를 되찾아주고, 꿈과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박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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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감사의편지#다문화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