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운동 좋아했는데 이제 두렵다”… 광주 체육계 폭력 실태 심각

박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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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학생선수 폭력 증가… 징계는 단 4건 그쳐 -“몽둥이 부러져 하키채로 때렸다”… 피해자 운동 포기 -정무창 의원 “교육청의 방관, 폭력 재생산의 원인”
ⓒ정무창 의원실
ⓒ정무창 의원실

[중앙통신뉴스]광주지역 학생선수들의 폭력 피해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광주시교육청의 대응이 여전히 형식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열린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정무창 의원(더불어민주당·광산2)은 “피해는 늘고 있지만, 교육청의 관리·감독은 제자리걸음”이라며 교육당국의 미흡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광주시교육청이 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선수 폭력 피해 응답률은 2022년 1.2%,

2023년 1.7%, 2024년 2.4%로 3년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징계 완료자는 단 4명에 불과했고, 89건은 ‘조치불요’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이는 단순한 ‘지도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아동학대 범죄 행위로 볼 수 있다”며 “교육청이 실질적 조사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광주의 한 고교 지도자 폭행 의혹 사건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해당 지도자는 지난해 학생을 발로 차는 등 폭행 혐의로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했으나, 약식기소 처벌 이후 학교에 복귀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가 제출한 졸업생 진술서에는 “몽둥이로 맞다가 부러져서 하키채로 다시 맞았다.”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맞으려고 팬티를 4장 입었다.” “좋아서 하던 운동이 싫어졌고, 사람들 만나기도 두렵다.” 등의 구체적 피해 정황이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해당 학교는 지도자 복귀를 허용했고, 피해 학생은 트라우마로 결국 운동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폭력을 당한 학생은 꿈을 잃고, 가해자는 다시 현장에 선다. 이런 구조를 교육청이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체육계 폭력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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