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당·글루타민 부족하면 유방암 전이 증가…조선대 연구진 규명

[중앙통신뉴스│정책뉴스]
암세포가 영양분이 부족한 환경에서 오히려 전이 능력을 높이는 과정이 조선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조선대 약학대학 최홍석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 세포에서 포도당과 글루타민이 부족해지면 BRD4 단백질이 전이 관련 유전자의 활동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포도당과 글루타민 결핍이 BRD4 의존성 인핸서 활성화를 통해 유방암 폐 전이를 촉진한다’는 제목으로 지난 8월 29일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고형암의 중심부는 혈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산소와 영양분이 만성적으로 부족하다. 연구팀은 이런 환경에 놓인 암세포가 어떻게 살아남고, 오히려 더 공격적인 성질을 갖게 되는지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암세포의 주요 영양원인 포도당과 글루타민이 고갈되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인핸서(enhancer) 부위가 새롭게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전이 관련 유전자들이 한꺼번에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BRD4라는 후성유전 조절 단백질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암세포의 이동과 침윤에 관여하는 여러 유전자가 동시에 활성화됐다.
특히 연구팀은 EDN1 인핸서 RNA를 차단하면 암세포의 이동성과 종양 성장이 감소하고, 동물모델에서 BRD4의 작용을 억제하면 유방암의 폐 전이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공개된 유전자 발현 데이터와 유방암 환자 조직을 분석한 결과, BRD4와 EDN1은 암이 진행될수록 발현이 증가하고 림프절 전이 조직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이번 연구에서 규명한 기전이 사람의 유방암의 폐전이와 연관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최홍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양 결핍이라는 대사 스트레스가 암세포의 전이 관련 유전자들을 한꺼번에 활성화하는 매커니즘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존 BRD4 억제제는 유전체 전반에 영향을 미쳐 독성 부담이 크지만, 특정 인핸서 RNA(eRNA)를 겨냥하면 암 전이에 관여하는 조절 부위만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NRF-2022R1A2C2005094, NRF-2022R1A5A2030454)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