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 군의 정책 실험, 국가사업 되다…강진 반값여행의 경제학

[중앙통신뉴스│정책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전남 강진군을 언급했다. 이번이 세 번째다.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특정 지자체 정책을 직접 거론했다. ‘강진 반값여행’이다. 단순 사례 소개가 아니었다. 국가 관광정책의 방향을 바꾸겠다는 메시지에 가까웠다.
이 대통령은 “관광 성장의 과실이 서울과 일부 대도시에만 집중되는 구조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지역 상권과 골목경제까지 혜택이 닿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진처럼 여행비 부담은 낮추고 소비는 지역에 남도록 하는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을 ‘방문객 수’ 경쟁에서 ‘지역경제 회복’ 전략으로 전환하겠다는 공개 선언으로 읽힌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의 약 80%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정부가 내건 ‘2030년 외국인 관광객 3천만 명’ 목표 역시 양적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방은 관광객 수보다 소비 체류 효과가 더 절실하다.
강진 모델은 구조가 다르다. 관광객이 지역에서 사용한 금액의 50%를 모바일 지역화폐로 환급한다. 이 화폐는 관내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현금성 지원이 아니라 ‘지역 내 재소비’를 강제하는 설계다. 관광객이 떠난 뒤에도 돈이 지역 안에서 한 번 더 돈다.
수치도 뚜렷하다. 2024년 1만5,291팀이 참여해 47억 원을 소비했고, 22억 원이 환급됐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적용한 분석에서는 생산유발효과 240억 원 이상, 부가가치유발효과 1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투입 예산 대비 10배가 넘는 파급 효과다.
2025년에는 참여 규모가 3만9,066팀으로 늘었다. 지역 소비 106억 원, 환급 49억 원. 생산유발효과는 5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관광 이벤트로 보기 어려운 수치다.
올해도 시작 한 달 만에 3,854팀이 방문해 12억 원을 지출했다. 지역 상인들 사이에서는 “체감이 빠르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부는 이 모델을 전국 단위로 확장한다. 이름은 ‘지역사랑휴가제’다.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여행 경비의 50%를 1인당 최대 2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역화폐로 환급한다. 전국 20개 시군이 시범 대상이다. 총 63억 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27일 최종 선정 결과가 발표된다.
인구 3만 명 규모의 군 단위 정책이 국가 관광전략의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셈이다. 대통령이 세 차례 공개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상징성을 키운다.
관광의 중심축이 ‘얼마나 많이 오느냐’에서 ‘얼마나 지역에 남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강진에서 시작된 실험이 국가 정책의 기준점이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