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과학인재 육성” 취지 무색… 대통령과학장학금 서울대 독식

박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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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명 중 207명 서울대생… 상위 5개 대학이 72.5% 독식 -“블라인드 선발에도 구조적 격차 존재”… 지역 인재 배려 필요 -백승아 “균형 있는 과학인재 육성 위해 제도 전면 재검토해야”
ⓒ백승아 의원실

[중앙통신뉴스]과학기술 분야의 우수 인재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시행 중인 대통령과학장학금이 서울대 등 일부 상위권 대학에 집중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본래의 취지인 ‘균형 있는 과학인재 육성’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갑)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우수장학금 수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학기 대통령과학장학금 수혜자 397명 중 207명(52.1%)이 서울대생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다음으로는 카이스트(28명·7.1%), 포항공대(21명·5.3%), 고려대(17명·4.3%), 연세대(15명·3.8%) 순이었다. 이들 상위 5개 대학 소속 학생이 전체의 72.5%를 차지, 총 159억 원의 장학금을 수령했다.

 

서울대의 독주 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2023년에도 서울대 수혜 비율은 학기별로 53~54%대를 꾸준히 유지했으며, 수혜 금액 역시 전체 220억 원 중 절반이 넘는 108.9억 원을 서울대생이 차지했다.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의 경우 다소 분산됐지만, 여전히 상위권 5개 대학 중심 구조다.
 

가장 많은 수혜자는 카이스트 소속(16.6%)으로 3.9억 원을 받았고, 서울대(16.1%), 포항공대(10.6%), 연세대(6.9%), 고려대(3.7%) 순이었다. 

 

한국장학재단은 “서류 및 면접에서 외부 전문가를 통한 블라인드 선발을 실시해 대학별 차별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연구 환경·실적 격차가 평가 항목에 반영되면서 사실상 상위권 대학이 유리한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백승아 의원은 “특정 대학 쏠림을 ‘불가피한 현상’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창의성과 잠재력을 지닌 다양한 대학의 이공계 인재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라인드 선발이라 해도 보이지 않는 대학 간 격차가 작동하고 있다”며, “지역거점국립대 등 다양한 대학의 인재들도 공평하게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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