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획] 기후 변화의 해결사 ‘해조류’ 완도에서 시작되는 블루카본의 이야기
박종하 기자
입력
수정2024.12.0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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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카본 산업으로 여는 완도의 새로운 미래

-세계 최대 해조류 생산량을 차지하는 블루카본 허브 완도
-완도 특산 해조류가 선사하는 풍요로운 바다
[중앙통신뉴스] 최근 몇 년간 전라남도 완도군은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 현상으로 해조류와 전복, 광어 등 어업재해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지역적인 문제를 넘어, 지구 전체의 해양 생태계와 어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평균 해수온도와 해수면 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며, 태풍과 파랑의 강도 증가로 인해 연안재해의 취약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완도군은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COP21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체계화하고 있다. 각 국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마련하고 제출해야 하며, 미국은 2005년 대비 50% 감축 목표를, 한국은 2018년 대비 40%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EU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육상 생태계의 그린카본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해양 생태계의 블루카본을 발굴하고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블루카본은 아직 미개척 분야로, 과학적 연구와 정책이 초기 단계에 있지만, 탄소중립에 대한 잠재력이 크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해양 탄소흡수원으로 해초류, 염생식물, 맹그로브를 공식 인정하고 있으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검증하기 위해 이들 탄소흡수원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완도군은 넓은 갯벌과 해조류 양식이 잘 발달해 있어, 블루카본 인증을 위한 두 개의 후보군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갯벌과 해조류는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 빠른 속도로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신규 블루카본으로 인정받기 위한 기준은 여섯 가지로, 온실가스 제거 효과, 탄소 장기 격리 여부, 인위적 영향, 관리 실용성, IPCC 인정 여부, 타 정책 연계 가능성이 포함된다. 갯벌은 두 가지 기준만 충족하지만, 해조류는 다섯 가지 기준을 충족하고 있어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조류가 IPCC의 인정을 받지 못한 마지막 한 가지 기준은 IPCC의 공식 인정 여부이다. 그러나 세계 해양 선진국들의 노력으로 해조류가 블루카본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은 세계 3위의 해조류 생산량을 자랑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NDC 목표 달성에 유리한 상황이다. IPCC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 마련과 국제 협력 및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후 완도 해조류 양식이 화제가 되면서 세계은행(WB), 세계자연기금(WWF),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여러 NGO 단체들이 완도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완도 해조류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지난해 한·미 공동우주포럼 행사에서 NASA 관계자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감사의 마음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해조류 블루카본 인증을 위해 공동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NASA 관계자는 "완도군의 친환경적 양식 방법은 매력적이며, 해조류는 미래 식량 및 바이오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완도군은 NASA 본부 해조류 블루카본 실무진과 면담을 위해 지속적으로 접촉하였다. 이러한 노력 끝에 기초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NASA의 초청을 받게 되었다.
지난 11월 19일, NASA 본사에서 해양생물 및 생지화학 책임자와의 면담이 진행되었다. 신우철 군수는 건강식품, 미래식량, 블루카본 등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는 해조류의 우수성과 미래 가치를 직접 설명하며, 해조류 블루카본 인증 연구 협력을 요청했다. NASA 관계자는 "해조류는 탄소 흡수의 실제적인 잠재력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 있는 가치 있는 생태 자원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해조류에 관한 모든 것을 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해에 자동화·기계화 시설을 구축하여 부침식 방식으로 표층과 저층의 영양염류를 활용해 대형 갈조류를 양식하고, 해조류 탄소를 흡수시킨 후 심해에 매장·처리하는 해조류 블루카본 연구도 시행될 예정이다. 신우철 군수는 에블린 엔 왕 ARPA-E 원장 및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과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해조류의 미래 산업 가치를 강조했다.
이렇게 대한민국 해조류의 중심지인 완도군은 건강식품, 미래식량, 바이오산업 등 해조류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해조류 신규 블루카본 인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조류가 신규 블루카본으로 인증받게 되면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 정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해조류 생산지인 완도는 해조류 양식 연구와 해양 보호구역 확대,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 경제적인 고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완도군은 세계 최초로 해조류를 주제로 한 국제해조류박람회를 두 차례 개최하였고, 해조류의 미래 산업 발전 방향 제시를 위한 해조류 심포지엄을 다섯 차례 개최하였다. 지난 11월에는 해조류 양식이 탄소 저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또한, 탄소 중립을 위한 블루카본 사업으로 완도군 신지면 바다숲(잘피·해조류 복합숲)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와 수산업 공존 방안으로 해상풍력 내 터빈과 터빈 사이 해조류 양식의 공존 방안을 수립 중에 있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은 완도군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완도군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지역 주민들은 이러한 발전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완도군의 해조류 양식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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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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