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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시민대상’ 수상자 이력 논란..“명쾌히 해명하고 바로잡아야”
오피니언

광주광역시, ‘시민대상’ 수상자 이력 논란..“명쾌히 해명하고 바로잡아야”

박종하 기자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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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섭 광주시장이 21일 오전 시청 3층 비즈니스룸에서 열린 ‘2020년도 제34회 광주광역시민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있다./광주광역시 제공

 

-기회가 평등하지 않고, 과정이 불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롭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부정과 부패가 일상화되었던 과거로 회귀한다.

 

[중앙통신뉴스] 이른바 촛불혁명으로 집권에 성공한 문재인 대통령, 그는 지난 2017년 5월 국회 로텐더홀에서 거행된 제 19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정부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 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정권의 독선적이고도 무능한 국정운영에 수백만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그들은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불공정하고, 부패한 정권, 무능한 대통령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레드카드’가 던져졌던 것이다. 기회가 평등하지 않았고, 과정도 공정하지 않으며, 결과 또한 정의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 정치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통령 탄핵사태, 불과 몇 해 전 일이지만 우리 사회는 또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듯 한 현상에 직면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 이 같은 말을 우리 사회에 던진 것은 그 만큼 우리사회가 극복해야 과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이러한 불편부당한 일로 차별 받거나 고통 받는 국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우리사회는 정말 평등했고, 공정했으며, 정의로운 사회로 가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결론적으로 “아니올시다.”다. 오늘 오전 거행된 광주광역시 시민대상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올해로 34회째를 맡은 광주시민대상, 올해도 어김없이 광주광역시는 ‘2020년도 제34회 광주시민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광주시 시민대상으로 명명된 이상은 문화예술의 창조적 계발에 기여한 공로가 있거나 시의 명예선양과 발전에 뚜렷한 공적이 있는 자를 선정해 수상하는 것으로 올해에는 사회봉사, 예술, 체육, 지역경제진흥 등 4개 부문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영광의 수상자로 선정된 인물을 보면 ▲사회봉사부문 구제길 세종의료재단 이사장 ▲예술부문 임원식 한국예총 광주광역시연합회 회장 ▲체육부문 홍성길 광주광역시 배드민턴협회 회장 ▲지역경제부문 이용범 ㈜프로텍 및 ㈜옵토닉스 대표이사 등이다.

 

하지만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문제가 제기된 것. 공식 시상식에 앞서 광주시 모 인터넷일간지는 20일자 기사에서 “광주시민대상 체육부문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비교우위를 점하지 않은 후보자를 수상자로 선정된 모 후보자의 허위이력을 기재한 사실 있다”고 보도해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문제의 보도를 살펴보면 “수상자인 H광주시배드민턴협회 회장이 '최연소 국가대표 안세영 선수 배출'이라고 적시하고 있다.”며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000선수 배출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이 옳은 것이냐는 논란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 자치행정과는 "심사위원회 내부에서도 이문제가 논의 됐는데 선수 타지 유출방지 등 선수육성의 기여도 측면에서 배출이란 용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고, 한 심사위원은 "이에 대한 논의 자체를 하지 않았고, 할 만한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단, 광주시는 광주시민대상 공모 과정에서 허위 이력이 적발될 경우, 수상을 취소하겠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논란이 된 시민대상 수상자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주최 측은 단순히 ‘용어’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재논의 혹은 재검토가 이루어졌어야 한다. 그럼에도 “허위 이력이 적발될 경우 수상을 취소하겠다”며 에둘러 논란을 잠제우려 한다면 우리 사회의 공정성은 무너지고 만다.

 

그렇다. 우리 사회가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이행하려면 이러한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부정과 불공정을 용인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안 그래도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이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변하고 있다.

 

문화일보가 최근 조사한 여론조사(여론조사 전문 기관 ㈜칸타 코리아)에서 “우리사회 공정한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공정 가치의 핵심 전제인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도 68.1%에 달했다. (응답자의 71.3%는 ‘공정하지 않다’라고 답했고, ‘공정하다’고 답한 비율은 28.7%)충격적이다.

 

지금 까지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불공정 논란, 이제 정리되어야 한다. 이해 못할 기득권 구조를 개선하는 것,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되어야 한다.

 

이용섭 시장은 이날 시민대상 시상식에 “시민대상 수상자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광주시 발전을 위해 헌신 노력해 오신 분들이다. 시민대상수상자들은 광주시 주요정책들에 대해 시장에게 자문하는 광주시정자문회의 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는데 앞으로도 지역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줄 달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용섭 시장의 이날 축사가 메아리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광주시는 시민대상수상자의 허위이력 의혹에 대해 명쾌하게 답해야 한다.

 

기회가 평등하지 않고, 과정이 불공정하며, 결과가 정의롭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또 다시 부정과 부패가 판치는 사회로 회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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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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