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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 100일의 기록, 광주시민 위대함 확인하는 계기 되었다
오피니언

[사설] 코로나19 100일의 기록, 광주시민 위대함 확인하는 계기 되었다

박종하 기자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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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섭 광주시장, 시 간부들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 후 100일인 28일

코로나19 대응에 적극 협조해 준 시민들과 의료진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수어로 ‘존경합니다’를 표현하고 있다

 

[중앙통신뉴스]언제부턴가 우리는 일정 시간이 되면 눈과 귀는 자신도 모르게 TV로 향하고 있고, 식당을 비롯해 다중이용시설은 코로나 확산 방지하기 위한 차단막이 설치되기 시작했고, 악수 대신 주먹 부딪침으로 반가움의 일단을 표하는 등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로부터 점차 익숙해 지고 있다.

 

중국발 우한 바이러스로 불리던 코리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다. 여기에 우리가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봄철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급격히 사라진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영향이 이처럼 우리 생활 환경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위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생활의 변화는 아니다. 오늘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 100일을 넘기는 동안 우리 국민이 보여준 선진적 의식과 정부의 발표 및 각 지자체의 선제적 대응도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다.

 

대구에 이어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서울, 인천광역시, 경기도 등은 연일 증가하는 확진자 동향을 정확히 파악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주의를 당부하는 등 자치단체 차원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확산 차단에 나서고 있다.

 

반면 수도권보다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이들 지역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확진자들을 받아들였고,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참한 임대료 릴레이 운동을 전개하는 등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들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의 경우 선제적 대응조치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최소화 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천지 대구 방문 교인 명단을 조기에 확보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가려내 격리한 것이 대규모 확산을 차단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00일이 지난 28일 0시 현재 기준 광주에서는 총 확진자 30명이고 이중 26명이 완치돼 퇴원했다. 사망자는 없으며 접촉자는 총 1216명 가운데 1209명은 격리 해제됐고 7명이 격리 중인 것을 보면 광주시가 이번 사태를 두고 보여준 발 빠른 대응은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인 사례다.

 

코로나19가 발발할 당시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는 ‘감염병 대응은 과한 것이 부족한 것보다 낫다’라는 원칙에 따라 초기 확진자가 발생한 21세기병원의 코호트 격리, 신천지 대책 T/F 운영으로 골든타임 확보, 신천지 관련 확진자 및 접촉자 격리해제 조건 강화, 해외입국자 관리 강화, 전국 유일의 민·관 공동대책위원회 구성, 대구와의 병상나눔, 맞춤형 민생안정대책 등 모든 대응책을 총 동원해 감염확산의 여지를 차단하고 더불어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삶을 살핀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이용섭 시장은 담화문, 호소문을 포함해 총 17차례의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대응상황을 실시간 공유하고 시민들의 적극적 협조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했고, 83회에 걸친 SNS 팩트체크를 통해 코로나19 상황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시민들이 지켜야 할 준칙을 적극 알리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의 활동으로 지자체들로 하여금 광주의 사례를 적용토록 하기도 했다.

 

이는 지역사회가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한 결과는 시민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광주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전문 의료인들이 참여하는 민‧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전문성 있는 방역시스템을 가동하기도 했다. 민간역학조사관도 5개반 20명으로 확대 운영해 확진자 동선 및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해냈고, 사회복지시설인 해피맘요양원과 광주희망원에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 격리도 단행했다.

 

또,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증가하고, 특히 노인·장애인 등 감염병 취약계층 생활시설에 외부감염원 유입 시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감염자가 없는 취약시설을 감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해 타 지역과 달리 요양원을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자가 단 한 것도 발생하지 않았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였고, 시민의 자발적 참여 또한 높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손꼽힌 것은 민관이 만들어낸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광주공동체가 코로나19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달빛동맹’ 형제도시 대구를 돕기 위해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받아들여 치료키로 전격 결정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우리 국민의 선진적 의식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대립구도 형성으로 갈기 갈기 찢긴 양 지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상생의 길을 튼 것은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과거를 민간 차원에서 새로운 동맹의 역사에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용섭 시장은 “병상이 없어 방치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1980년 5월 수많은 연대의 손길들이 광주와 함께 했던 것처럼 지금은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할 때이다”고 강조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해묵은 지역감정을 완화해 영호남간에 화합과 연대의 초석을 놓는 계기를 마련했고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로 광주-대구간 오랜 갈등 구조가 조금씩 녹아내리는 계기가 된 것은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느곳 한곳에서도 사재기가 없었고, 이웃을 위해 공적 마스크 구매를 포기하기도 했으며, 집단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민을 설득해 의료지원을 자청한 것,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의 고통을 나누기 위한 착한 임대료 운동을 전개하는 등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우리 국민의 위대함은 이러한 국가적 재난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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