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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주형 일자리 ’최대 위기 봉착‘ 소통 통해 위기 극복하는 ’노사상생‘ 의 길 기대한다
오피니언

[사설] 광주형 일자리 ’최대 위기 봉착‘ 소통 통해 위기 극복하는 ’노사상생‘ 의 길 기대한다

박종하 기자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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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통신뉴스] 지난 주, 우리나라 최초의 노사민정의 모범적 사례로 주목을 받던 광주형 일자리가 노동계인 한국노총이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 파기를 선언하면서 모처럼 선진국형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던 광주시와 시민들이 충격에 빠진 바 있다.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그동안 광주시와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 현대자동차가 논란 끝에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극적으로 주)광주글로벌모터스를 출범했으나 한국노총이 협정 위반을 문제 삼아 협약파기와 불참을 선언하면서 광주형 일자리는 최대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가 지난 2일 기자들에게 뿌린 성명을 보면 협의가 불가능한 게 아니어서 안타까움이 더한다. 노동계는 '회사(주식회사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주요 정보를 수시로 공개하고 사안에 따라 노동계와 긴밀히 협의한다.'내용으로 협정문에 노동이사제가 빠졌다는 뜻이다.

 

여기에 현대차와 광주시가 박광태 사장의 임명을 강행하고 현대차 퇴직자 및 광주시 퇴직 공무원을 이 사업의 중요 직책에 임명한 것이 문제로 대두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노사민정 상생형 일자리가 삐걱거리는 핵심적 문제로 대두됐다.

 

하지만 노동계의 주장과 달리 광주시와 현대차는 한국노총이 제기한 몇 가지 문제들은 협정문을 만들 당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다.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를 두고 양측이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바다.

 

이 사업을 위해 지난 5년간 관련 단체와 업체는 수많은 논의와 협력을 통해 노정된 문제를 해결해 왔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새로운 노사 상생과 지역 일자리 창출의 모델을 만들었다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시와 시민들이 받는 충격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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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글로벌모터스 현장

 

광주시 ‘빛그린 산업단지’에 건립되는 이 사업의 내용을 뜯어보면 연간 10만대의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를 생산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광주시 시장경제는 물론 약 1만 2천 개에 달하는 일자를 창출 효과가 있어 청년 실업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엄청난 경제 효과가 유발되는 것이다.

 

게다가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 여부는 타 지자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미 광주형 일자리사업에 관심을 보인 지자체만도 10여 개에 달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 내외적으로 매우 엄중한 시기에 노동계가 불참을 선언해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릴 경우 그로 인한 타격은 광주시민과 실업 상태에 놓인 수 많은 청년들의 몫으로 남게 된다.

 

노동계의 요구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암울한 상황으로 빨려들고 있는 경제 사정을 고려하면 노사 양측이 양보의 미덕(美德)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이 추진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동계의 반발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법인 설립서부터 양측은 협약서와 관련하여 많은 문제점이 제기됐었다. 그럼에도 노사민정이 그동안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했던 바 있지 않은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제기된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용섭 광주시장도 안타까움을 일단을 밝히며 시민들과 이 난관을 극복하고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2일에 이어 오늘(9일)도 이 같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견해를 밝힌 것은 그만큼 이 사업이 가지는 무게가 엄청나서다.

 

이 시장은 오늘 노사민정협의회 2020년 1차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자동차공장 건설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9월 자동차 양산계획에 차질이 없고, 직접 고용 약 1천 명 채용도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지만 추진 주체 간 갈등과 반목으로 큰 난관에 직면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이 당초 계획과 달리 노동계의 불참으로 사업 추진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겠다고 강수를 들고 나선 것이다. 오는 4월 29일까지 노동계가 가부 결정을 내릴 것을 강한 어조로 촉구 한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노사상생’의 일자리를 성공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한다는 게 이 시장의 입장이다.

 

노동계와 지속적‘인 협의를 거치겠지만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다면 노동계를 제외한 참여 기관과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사 양측 모두의 의지와 요구가 어디에 있는지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불신으로 시작된 불참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계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불신의 골'을 메우기 쉽지 않지만, 대의를 위해 협상에 장으로 나서 활로를 모색하는 용기와 지혜를 발휘하기 바라는 것은 단지 노동계와 광주시에만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관심을 두고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광주시민의 여망이 있어서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유행병으로 우리나라 장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수출 주도형 국가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미증유(未曾有)의 위기로 빨려들고 있는 엄중한 시기 아닌가.

 

불참을 선언한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물론 광주시와 현대차도 한 발짝 양보하는 열린 자세로 대화에 나설 것을 당부한다. 누구 한 측의 양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보다 소통을 통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모두가 승리는 아름다운 ’노사상생‘의 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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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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