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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소방훈련의 중요한 교훈생명을 구한다는 것

기사입력 2018-09-05 오전 10:52: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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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북부소방서 조태길 서장

 

[글:광주북부소방서 조태길 서장]911테러와 소방훈련으로 2,687명을 살린 그 한사람, 릭 레스콜라(9.11. 영웅)  “인간이 재난으로 충격에 휩싸일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뇌를 움직이는 최고의 방법은 훈련이다. 똑같은 훈련을 반복하는 것뿐이다” 9.11테러에서 2687명을 살린 영웅 릭 레스콜라가 평소 소방훈련의 중요성에 대해 한 말이다.

 

릭 레스콜라는 2001년 당시 세계무역센터에 본사를 두고 있던 금융회사 모건 스탠리의 보안 책임자였다. 그는 1939년 영국에서 태어나 1963년 미군에 입대해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전쟁은 많은 것을 앗아가지만 영웅을 만들기도 한다. 만약 임진왜란이 없었다면 난중일기와 이순신장군은 역사 속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전쟁 참전 후 미군에 복무하다가 퇴역 후 1985년 모건스텐리의 안전요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레스콜라가 테러 발생 전부터 테러의 가능성을 여러 번 예측했다고 한다. 오랜 전쟁 속에서 적의 심리와 심장을 꿰뚫는 지혜를 터득했으리라는 것은 이 사람의 위기 당시의 행동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는 “문제는 늘 예고 없이 생기는 것”이라며 작은 것부터 철저하게 조사하자는 꼼꼼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오랫동안 군인 생활을 했기에 생명과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1988년 런던 히드로 공항을 출발해 뉴욕으로 향하던 팬암 항공사 103편 비행기가 리비아 테러집단의 공격으로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폭발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릭 레스콜라는 자신이 근무하던 쌍둥이 빌딩 역시 미국의 대표적인 건물이 비행기에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언제든지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었다며 안전과 보안을 강조했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1993년 빌딩 지하에서 폭발 사건이 일어나자 그때부터 레스콜라는 3개월마다 직원들에게 대피 훈련을 시켰다. 두 명씩 짝지어 내려가게 하며 분초까지 철저히 계산했다. 당시 엄격한 훈련이 업무에 방해된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직원이 많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보다 목숨이 중요하기에 위기 상황에 대비한 훈련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운명의 날인 2001년 9월 11일, 많은 사람들이 세계무역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타워2(남쪽) 빌딩 44층부터 74층까지 세계무역센터에서 가장 많은 층을 임대한 모건 스탠리에는 27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당일 오전 열린 주식공개 강좌를 듣기 위해 250명의 방문객이 찾아왔었다. 물론 레스콜라는 방문객에게 안전교육을 시켰다.

 

오전 8시 46분, 알 카에다가 납치 비행기가 타워1(북쪽) 빌딩과 부딪히는 첫 번째 사고에 이어 타워2(남쪽) 건물까지도 비행기와 충돌했다. 이후 두 빌딩은 모두 붕괴됐다. 이 끔찍한 테러로 인해 무려 2606명 사망자가 발생했다. 경제적인 피해는 세계무역센터 건물 가치 11억 달러(1조 4300억 원), 테러 응징을 위한 긴급지출안 400억 달러(약 52조 원), 재난극복 연방 원조액 111억 달러(약 12조 원), 이외에도 각종 경제활동이나 재산상 피해를 더하면 화폐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다

 

모건 스탠리에서는 사망자가 거의 없었다. 13명의 직원을 제외하고 2687명의 직원이 무사했던 것이다. 그러나 릭 레스콜라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대피하지 못한 직원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건물로 향한 후 불과 4분 뒤 건물이 무너진 것이다. 릭 레스콜라는 2687명의 목숨을 구하고 정작 자신의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테러 직후 언론에서는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한 30개 이상의 기관 중 임대 규모가 가장 크고 건물 전체 10분의 1 이상을 사용하던 모건 스탠리가 최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들의 생존 소식은 그야말로 예상을 깬 결과였다.

 

우리는 그를 9.11의 영웅이라고 부르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모건스텐리가 다음날인 9월12일 본사를 제외한 모든 지점에서 업무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평소 맡은바 책임과 사명감으로 자신의 업무에 충실한 그 한사람이 모든 소방훈련을 실전처럼 운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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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하 편집인 (ikbc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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